2013년 4월 16일 화요일

베이시스트를 중심으로 한 레귤러 트리오의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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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hane Kerecki Trio
 
 
 
베이시스트를 중심으로 한 레귤러 트리오의 신작
- Stephane Kerecki Trio, "Sound Architects" -
 
 
전작 "Houria"를 듣고부터 팬이 되어 버린 베이시스트 스테판느 케렉키...
재즈 피아노의 거장 존 테일러와의 듀오 앨범을 발표하더니,
드디어 작년, 자신의 레귤러 트리오 신작을 발표했다.
 
 
건반 없는 원혼 트리오의 약간은 무겁지만 너무도 깔끔한 뒷맛이
그들의 음악적 방향성을 잘 나타내고 있지만,
이번에는 뉴욕 재즈씬의 망나니(?)라 불리울만 한 토니 말라비와
세르비아 출신의 귀재 피아니스트 보얀 Z를 끌어드려
또한번 그들의 음악적 재능을 시너지 업시키고 있다.
 
 
역시... 이번 작품도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 강력한 포스를 뿜어낸다.
동일한 관악기가 투혼 앙상블로 들어가는 트랙에서는 잠시 불안감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것도 역시나 기우...
매튜나 말라비나 베테랑답게 밀고 땡기는 멋진 플레이를 선사한다.
 
 
현재 구미 재즈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들 5인조는
한사람 한사람의 개성이 너무도 뚜렷이 드러나긴 하지만,
그것이 각기 제멋대로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묘한 조합을 이루면서
듣는 이로 하여금 묘한 흥분을 느끼게 한다.
 
 
전체적으로 보얀 Z의 현란한 프레이즈가 돋보이기에
조금은 게스트에 대한 예우가 심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역시 11번째 트랙을 들으면서 그런 노파심은 불식되었다.
 
 
한번은 들어봐야 할 포스트 모던재즈의 참신한 작품...
걸작이라고는 말 못해도 수작인 것만은 확실하다.
 
 
 
Sound Architects / Stephane Kerecki Trio
(2012, Outnote Records)
 
 
Stephane Kerecki(b)
Tony Malaby(ts, ss-left channel)
Matthieu Donarier(ts, ss-right channel),
Bojan Zulfikarpašić(p, fender Rhodes)
Thomas Grimmonprez(ds)


1. Snapshot 1*
2. Serbian Folk Song **
3. Le Scaphandre et le Papillon
4. Sound Architects
5. Snapshot 2*
6. Lunatic
7. Song for Anna
8. Kung Fu -
9. Snapshot 3*
10. La Source
11. Bass Prayer
12. Fandango
 
 



 

2011년 2월 21일 월요일

동성동명으로 항상 손해보는 듯한 재즈 트럼펫터

- Avishai Cohen, "Triveni" -


Avishai Cohe (Jazz Trumpet)




동성동명으로 항상 손해보는 듯한 재즈 트럼펫터
- Avishai Cohen, "Triveni" -


봄에 접어드는가 했더니, 주말엔 추워졌다.
더구나 월요일부터 비에, 밤에는 눈이라니...
아무튼 내일부터는 날씨도 좀 풀리고, 맑아진다니 다행이기는 한데,
요즘 날씨를 보면 세상이 망할 징조가 아닌지 의심갈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온난화 현상에, 소 빙하기까지 겹쳐서 추울 때는 엄청 추워지고,
더울 때는 장난아니게 더워진다는 것이다.
힘없는 서민들이야 그런 것 신경 쓸 겨를도 없지만,
먹고 살기 힘든데다가 날씨까지 이러면 어쩌란 말인지...

그래도 봄은 올테니 조금만 기다리자.
꽃샘 추위가 아직도 기승이기는 하더라도
조금만 있으면 따스한 봄볕이 얼굴을 간지러 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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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르 아비탈의 라이브 앨범을 포스팅하면서
월요일에 항상 단짝처럼 붙어 다니는 트럼펫터 아비샤이 코헨의 2010년 앨범을
소개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주말은 지나가고 월요일이 왔으니, 약속을 지킬 요량으로
코헨의 음반을 꺼내 듣다 보니
지난 번에 들을 때와는 또 다른 감흥이 솟아 올랐다.

지난 포스트에서 코헨에 대해서 조금 불만을 토로했지만,
그만큼 테크닉 뛰어난 트럼펫터를 찾기는 쉽지 않다.
기술면뿐 아니라, 감성적인 트럼펫 블로윙은
남다른 감동을 불러 일으켜 주기도 한다.

아비샤이 코헨이란는 이름으로 검색해 보면,
대개 베이시스트인 동성동명의 아비샤이 코헨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비율적으로 보면 베이시스트인 코헨이 세계적으로도 훨씬 더 지명도도 높고,
재즈팬들조차 베이시스트인 코헨에 대해서는 알아도
트럼펫터인 코헨에 대해서는 모르는 경우마저 있다.

그렇기에 트럼펫터인 아비샤이 코헨이 손해를 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실력면에서나 작품면에서나 그를 과소평가하는 것은 실수라 생각된다.

Fresh Sound 레이블로부터 꾸준히 활동해 온 코헨은
오메르 오비탈과의 공연으로 나름대로 알려지긴 했으나,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진 뮤지션은 아닌 듯 싶다.
물론, 유럽에서는 나름대로 꾸준히 자신의 위치를 부상시키고 있지만 말이다.

작년에 발매된 "Triveni"라는 앨범은,
"The Trumpet Player"에 이은 두번째 트럼펫 트리오 구성의 작품이다.
피아노가 없기 때문에 멜로디 라인을 모두 관악기인 트럼펫이 담당하는데,
트럼펫은 화성악기가 아니라서 유니존 연주가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코헨의 트럼펫은 그러한 단조로움을 커버하고 남음이 있다.
섬세한 블로윙에 의한 다이믹한 연주와 함께,
리듬섹션의 아비탈과 웨이츠는 그의 트럼펫을 너무도 멋지게 서포트한다.

처음 이 앨범을 들었을 때 조금 실망한 측면도 없지 않았지만,
역시 코헨의 트럼펫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참으로 멋지다는 생각을 한다.
부드러울 때와 격정적일 때의 변화가 전혀 어색하지 않고,
출렁이는 파도를 따라서 하얀 거품이 뿜어져나오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역시 불만은 조금 남는다.
연주 패턴의 단조로움, 곡 해석에 있어서의 파격성 부족 등...
왠지 모험을 즐겨야할 나이에 그저 현실에 안주해 버린 듯한 인상이 남는다.
매너리즘이라는 상투적인 표현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 것은 나만의 편견일까?

아무튼 아비샤이 코헨을 좋아하는 팬들이 존재하고,
나도 그 한 사람임을 생각해 볼 때,
그가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더더욱 크다는 확신이 선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장래적으로 더 많은 실험정신을 통해 발전해 가는 그의 모습이 보고 싶다.

그래야, 베이시스트인 아비샤이 코헨을 넘어설 수 있지 않을까?


Triveni / Avishai Cohen
(2010, Anzic Records)

Avishai Cohen(tp)
Omer Avital(b)
Nasheet Waits(ds)

1. One Man's Idea
2. Ferrara Napoly
3. Art Deco
4. Mood Indigo
5. Wise One
6. Amenu
7. You'd Be Son Nice To Come Home To
8. October 25th




2011년 2월 7일 월요일

정열적이지만, 원숙미 넘치는 일본인 여성 재즈 피아니스트

- Junko Onishi, "Baroque" -

Junko Onishi (Jazz Piano)

  
한국은 설 연휴가 끝나고, 후유증에 시달리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나도 덩달아 월욜이라서 그런지
힘도 없고, 일하기 싫어서 미칠 지경이다.

하지만, 그저 멍하니 있을 수만은 없어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래도 일본은 이번주 금욜부터 3일 연휴라서
왠지 여유가 생기는 듯 하다.
물론, 쉴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기는 해도 말이다.

연휴 후유증이 심하긴 하더라도,
어차피 오늘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일해야 할터이니,
모두 힘내서 내일부터 파이팅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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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작년말에 발매되었던 오오니시 준코의 신보를 줄창 듣고 있다.
일할 때 듣기로는 그리 편한 음반은 아니지만,
90년대 내가 너무도 좋아했던 일본인 뮤지션이었기에,
그녀의 복귀는 그 누구보다도 기쁜 일 가운데 하나이다.

버클리 음학원 학사로서, 졸업생 수석의 자리를 거쳐
뉴욕에서 수많은 경험을 쌓은 후, 92년 일본 데뷰...
일본 여성 피아니스트로서 빌리지 뱅거드 단독 공연을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그녀가 돌연 은퇴를 표명하고 재즈씬에서 사라진 것이 98년도...
그 때 재즈팬들의 충격은 대단했다.

그러던 가운데 10년이 지나서 오오니시 준코는 복귀했다.
그녀가 사라졌던 이유는 여러 소문이 있지만,
역시 음악적 영감을 되살려 내기 위해 심신으로 피폐한 몸을 휴식시키기 위함이었던 것 같다.

이상하게도 내가 좋아하는 일본인 재즈 피아니스트는 여성이 많다.
그 가운데, 남녀를 불문하고 내가 최고로 인정하는 인물이 바로 오오니시 준코이다.
포스트 밥 피아니스트의 몇 안되는 여성 실력파 피아노 주자인 것은 모두가 인정하지만,
90년대 그녀의 피아노는 정말 불을 뿜어내는 듯 했다.

몽크를 통해서 재즈 피아노를 배우게 되었다고 고백하는 그녀를 볼 때,
역시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항상, 그녀는 자신의 음악적 뿌리가 듀크 앨링턴으로부터 셀로니어스 몽크를 거쳐,
오넷 콜맨에 이른다고 말하곤 한다.

그녀의 연주를 들어보면,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확연히 와 닿는다.
더구나, 맥코이 타이너나 케니 커크랜드, 머그류 밀러 등과의 교류에 의해서
비밥 피아노의 전통을 잇는다고도 할 수 있다.

결코, 편하게 앉아서 들을 수 없는 오오니시 준코의 피아노 연주는,
나의 피를 끓게 한다.
정열적인 그녀의 연주를 생각만 해도, 흥분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다시 돌아온 그녀의 연주는 그러한 열정을 그대로 간직한 채,
젊은 피로만은 절대 만들어낼 수 없는 완숙미를 뿜어낸다.

"Baroque"라는 앨범은 그녀의 음악 세계를 잘 표현한 작품이지만,
밥적인 뜨거운 피아노 연주를 충분히 감상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오히려, 그녀의 연주는 트리오 구성에서 더욱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의 완성도 높아진 이 음반을 통해서 우리는 그녀의 완숙미를 느낄 수 있다.

이 앨범에서 세번째 트랙의 'Threepenny Opera"가 추천이긴 한데,
연주 시간이 19분에 육박하는 대곡이라서 조금은 지루할지 모른다.
기회가 되면, 꼭 감상해 보시길 바란다.

<사족> 이 앨범에는 뉴욕 재즈씬을 수놓고 있는 포스트 밥의 거물 뮤지션들이 총 동원 됐다.
니콜라스 페이톤, 제임스 카터, 로드니 휘타커 등은
원래부터 오오니시 준코의 음악 동료로서 유명하지만,
허린 릴리나 롤랜드 게레로, 레지날드 빌, 위클리프 고든 같은 실력파들을 동원한 것을 보면,
뉴욕에서 그녀의 위치가 어느 정도 되는지 짐작할 만하다.
사이드 세션들의 성향에서 짐작컨대, 이 앨범이 어떤 스타일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Baroque / Junko Onishi
(2010, Verve)

Nicholas Payton(tp)
James Carter(ts, b-cl, fl)
Wycliffe Gordon(tb, vo)
Reginald Veal(b)
Herman Burney(b)
Herlin Riley(ds)
Roland Guerrero(perc)

1. Tutti
2. The Mother's (Where Johnny Is)
3. The Threepenny Opera
4. Stardust
5. Meditations for a Pair of Wire Cutters
6. Flamingo
7. The Street Beat / 52nd Street Theme
8. Memories of You 


2011년 2월 3일 목요일

토끼같이 부지런히 뛰어 다니는 한해가 되기를...

- Anne Sofie von Otter & Brad Mehldau, "Love Songs" -


한국은 설날이네요.
진짜 새해가 되는 건데, 일본에 있다 보니 그냥 무덤덤하게 지나갑니다.

작년은 참 여러 가지 일로 기쁘기도 하고, 놀라기도 하고
참으로 다사다난하게 보낸 것 같은데,
불경기가 오래 되다 보니 모두 힘들게 지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올해 들어와서도 별로 좋은 소식은 없지만,
아무튼 새해를 맞이하니, 올 한해 좀 살기 좋아지면 좋겠다는 기대를 하게 됩니다.
요행을 바라기 보다는 모두가 토끼 같이 부지런히 뛰어 다니면서
열심히 살았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램을 가져 봅니다.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 !!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설날 연휴 즐겁게 보내시기를...
멀리서나마 기원해 봅니다.

Happy New Ye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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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설날이라 하니,
연초 기분 좀 내려고 어떤 음악을 들어볼까 고민하다가
재즈도 아닌 것이 클래식도 아닌 것이
나름 감칠 맛 나는 음반을 꺼내 들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출시되어서 많은 분들이 들으셨을 줄 알지만,
왠지 설날에 들으면 어울릴 것 같네요.

스웨덴의 메조 소프라노 가수 안네 소피 폰 오터와
새로운 시대를 주도해 가는 재즈 피아니스트 브래드 멜더우의 콜래보레이션 앨범입니다.
두 사람 모두 워낙 유명한 음악인들이라서 설명은 필요 없겠고,
앨범 소개를 잠시 해 볼까요?

두 장으로 이루어진 더블 앨범인 본 작품은,
나이브 레이블이 안네 소피와 처음으로 계약을 맺고 출시한 첫 음반입니다.
클래식 음악인인 그녀가 왜 재즈 뮤지션과 나이브 레이블 첫 작품을 발표했는지 놀랍기만 한데요.
2001년, 안네 소피가 엘비스 코스텔로와 함께 앨범을 낸 사실을 기억한다면 당연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시 저 작품을 들어보면 클래식적인 색채보다 파풀러한 분위기가 강하게 풍기는데,
이번 신보는 그와 비교할 때 클래식과 재즈의 정교한 밸런스가 눈에 띕니다.
첫번째 디스크에는 멜더우가 "Love Songs"라는 작품명을 갖고
7곡의 연작들을 작곡하여 안네 소피와 함께 연주를 한 것이고,
두번째 디스크는 미셸 르그랑을 비롯한 여러 파퓰러 작곡가들의 유명 인기곡들을
편곡해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첫번째 씨디가 클래식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면서도
재즈 피아노의 고급스런 표현력이 전혀 위화감 없이 녹아 들어가 있다는 느낌입니다.
반면, 두번째 씨디에 수록된 연주들은 안네 소피의 팝적이며 재즈적인 창법이 눈에 띄면서
멜더우의 피아노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털보가 이 앨범을 좋아하는 이유 가운데 한가지는,
수록곡 가운데, 영화 바그다드 카페에 수록된 'Calling You'가 있다는 것입니다.
바그다드 카페를 보면서 이 곡의 매력에 푹 빠지신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저도 제베타 스틸이 불렀던 이 곡에 매료되어서 많이 좋아했던 기억이 새롭네요.
(솔직히 바그다드 카페에 좋은 영화인 것은 사실이지만, 저는 지루했어요...ㅎ)

여러분들도 이 앨범 들으시면서 멋진 새해 계획 세우시기를 빌어요.
맛있는 음식 적당히 드시고, 과식 하시지 마세요. ^^


Love Songs / Anne Sofie Von Otter & Brad Mehldau
(2010, Naive)

Disc. 1
1. It May Not Always Be So
2. We Met At The End Of The Party
3. Child, Child
4. Twilight
5. Because
6. Dreams
7. Did You Never Know?

Disc. 2
1. Avec Le Temps (L o Ferr )
2. Pierre (Barbara)
3. Marcie (Joni Mitchell)
4. Something Good (Richard Rodgers)
5. Chanson De Maxence from 'Les Demoiselles de Rochefort' (Michel Legrand)
6. Chanson Des Vieux Amants (Jacques Brel)
7. Sakta Vi G Genom Stan (Walking My Baby Back Home) (Fred Ahlert)
8. Att Ang ra En Brygga (Lars Farnlof)
9. Dis, Quand Reviendras-Tu? (Barbara)
10. What Are You Doing The Rest Of Your Life? (Michel Legrand)
11. Calling You from 'Bagdad Caf ' (Bob Telson)

12. Blackbird (Lennon & McCartney)
13. Some Other Time from 'On the Town' (Leonard Bernstein)